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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NNEC FOX

since 1943년~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으니까. 너는 네 장미를 책임져야 해.”

“You become responsible, forever, for what you have tamed. You are responsible for your rose.”

  • 제목 Title

    어린 왕자

  • 작가 Author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이름 Name

    사막여우

  • 생년월일 Date of Birth

    1943년

  • 출생지 Place of Birth

    모름

  • 거주지 Address

    일곱 번 째 지구별 사하라 사막 어딘가

  • 관계 Relationship

    B-612라는 소행성에서 장미와 이별하고 온 황금빛 머리카락의 ‘어린 왕자’에 길들임.

  • 직업 Occupation

    명쾌한 이론, 탁월한 입담을 가진 철학자이자, 어린 왕자에게 관계를 가르쳐준 ‘관계학’ 전공 교수.

  • 특이사항 Special Note

    어린 왕자를 만난 뒤, 세상에 하나뿐인 여우가 됨. 빵을 좋아하지 않아 밀밭을 봐도 아무런 생각이나 느낌이 없었는데, 어린 왕자 때문에 밀밭의 황금빛을 사랑하게 되었다.

  • 공식사이트 Official site

    https://www.thelittleprince.com

  • Species

    사막여우

40cm 정도의 작은 체구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여우인 사막여우. ‘페넥여우’라고도 불린다. 어린 왕자는 뿔처럼 생긴 길쭉한 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남의 말을 아주 잘 들어줄 것 같이, 아주 큰 세모 모양의 쫑긋 세워진 귀를 가진 것이 특징. 얼굴 크기만큼이나 귀가 큰 이유는 온도가 높은 사막에서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 거기에 사막 모래색과 비슷한 털을 가지고 있어, 혹독한 사막의 밤 추위를 따뜻하게 견딜 수 있다. 겁도 많고, ‘예민 보스’시라 스트레스를 잘 받기로 유명하다. 사막여우는 CITES(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가 간 교역에 관한 국제적 협약) 2급에 속한 동물로, 상업적 목적의 수출입이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야생동물 보호법에 따라 개인 사육이 불가능하다.

“만일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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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낯설다면, 아마 택배를 기다리는 누군가의 설렘과 두근거림을 표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첫사랑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가슴 속에 품어두고 꺼내 봤을 법한 이 문장. 바로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의 한 구절이다. 이렇듯 <어린 왕자>는 오래전부터 사랑이 무엇인지 몰라서 갈피를 못 잡고, 서툴렀던 이들에게 ‘길들이다’라는 표현 하나로, 사랑의 지침서가 되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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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도 많이 만들고 싶고, 알고 싶은 것도 무척 많았던 어린 왕자는 어느 날 갑자기 자기 고향인 B612 소행성을 떠난다. 아무런 기약도 없이 홀로 긴 여행을 시작한 어린 왕자는 이 별, 저 별을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지구별에 도착하게 된다. 자기 행성보다 큰 지구의 크기와 진기한 풍경에 놀라 주눅이 든 외계인 어린 왕자는 자연스레 외로움을 느낀다.

“너는 누구니? 참 예쁘게 생겼구나.”

어린왕자와 여우 / 애니메이션 어린왕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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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어린 왕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사과나무 아래에 있던 사막여우였다. 작고 예쁘장하게 생긴 여우의 외모에 호감을 느낀 어린 왕자는 여우에게 같이 놀자고 한다. 그런데 여우가 자기는 길들지 않았기 때문에 놀 수 없다는 알쏭달쏭한 말을 한다. 길들여야지만 놀 수 있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같은 지구인이 듣기에도 어리둥절하다.

셰익스피어를 통해 말괄량이를 길들였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것 같고, 드래곤을 길들이는 것도 애니메이션 영화로 보긴 했지만, 그냥 친구 사이에도 길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니… 그건 대체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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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그 한마디 말도 그 웃음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 _ <너의 의미>, 산울림

여우의 속 깊은 뜻을 풀이하자면 이렇다. ‘길들이다’라는 건, 김춘수 시인이 <꽃>이라는 시로 노래했듯, 상대의 이름을 다정히 불러주는 것이다. 그가 꽃이 될 수 있게 말이다. 그래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로, 상대에게 특별한 의미의 무언가가 되어주는 것. 너하고 내가 어떤 사이를 맺는다는 뜻이다. 여우는 주옥같은 어록들을 쏟아내며 어린 왕자에게 관계 맺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솔직히 말하면, 어린 왕자는 관계에 능숙한 사람은 아니었다. 소행성을 떠나온 이유가 매일 바오밥 나무가 행성을 삼키지 못하도록 씨앗을 뽑고 쓸고, 닦고, 가꾸는 일이 지치고, 따분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장미와 사이가 좋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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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홀연히 어린 왕자의 별에 떨어진 장미 씨앗, 어린 왕자는 그 장미 씨앗을 정성스럽게 돌본다. 탐스러운 붉은색 꽃잎이 겹겹이 쌓인 장미는 감탄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웠고, 어린 왕자를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함께 지내다 보니 장미의 단점이 더 많이 눈에 들어왔다. 장미는 너무 예민하고, 까다로웠다. 게다가 허영심도 많고 거짓말도 잘했다. 자랑하듯 보여주었던 장미 몸에 난 네 개의 가시처럼, 삐죽삐죽 날카롭고 모난 성품 때문에, 장미는 어린왕자가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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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_ 영화 <봄날은 간다>

조금씩 어린 왕자의 마음이 차갑게 식어갔다. 도대체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고, 유지태처럼 변심한 연인에게 되묻는다고 하더라도 소용없었다. 어린 왕자의 마음은 무심하게 가버린 그 어느 날의 봄날처럼, 장미에 머물지 못하고 떠나버렸다.

“여행은 선입견, 완고함, 그리고 편협함에 치명적이다.” _ 소설가 마크 트웨인

여행의 진짜 미덕은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안겨준다는 데 있다. 도망치듯 B612를 떠나왔지만, 어린 왕자는 여행을 통해 ‘사귐’이란 무엇인지, 또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가꿔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배우게 된다. 친구 사이에는 진실한 마음을 나누는 과정, 즉 시간이 필요하고, 인내심도 가져야 한다는 걸. 무엇 보다 길들임에는 책임감이 뒤따른다는 아주 중요한 가르침을 받는다.

영화 월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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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월-E, 2008>에서 지구 폐기물 수거-처리용 로봇 월-E가 이브에게 보여준 신실한 마음은 여우가 그토록 강조한 책임감 있는 태도일지 모른다. 감정이 없는 인공지능 로봇이 친구를 사귄다는 것이 영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 어려운 일을 월-E가 해내고 만다. 어린 왕자가 어느 날 소행성에 떨어진 장미 씨를 만난 것처럼, 하늘에서 떨어진 지구탐사 로봇 이브를 만나 사랑에 빠진 월-E. 그는 이브와 함께하기 위해서라면, 그곳이 우주 밖이라 해도 상관없다는 듯이 자기 목숨까지 내놓고 끝까지 쫓아가는 집념을 보여준다. 이런 게 바로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끝까지 책임지는 것 말이다.

어린 왕자는 장미와의 불화를 해결해보려고 노력하는 대신 행성 밖으로 도망가 버렸다. 아주 잠깐 마음이 편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장미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으로 괴로웠다. 그러다 다시 외로워졌고, 친구가 필요해졌다. 어린 왕자는 여우를 만나기 전까지 상대의 겉모습만 보고 친구 삼고 싶어 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한 것들만 집중해서 보다 보니 단점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쉽게 마음이 시들해졌다.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관계를 소중하게 유지할 수 있는 특급 비밀을 놓치지 않고 알려준다.

영화 어린왕자

“마음으로 봐야 잘 보인다는 거야.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 왕자는 여우와의 관계를 통해 비로소 별에 두고 온 장미가 다른 장미와 다르게 왜 특별하고 소중한지 알게 된다. 어린 왕자와 장미는 공들인 시간을 통해 길든 사이였기 때문이다. 둘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어린 왕자와 장미였던 것이다. 하나뿐인 자신의 장미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어린 왕자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구를 떠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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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만큼 항상 책임도 뒤따른다. 서로를 길들인다는 것에는 수많은 약속이 담겨있다. 어떤 상황과 환경에도 의무와 책임, 봉사와 희생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뜻 말이다.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버렸어. 하지만 넌 그걸 잊으면 안 돼.”

부디 여우의 당부를 잊지 말자. 사랑에는 권리만큼 항상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그리고 한 번 잡은 손을 너무 쉽게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영화 어린왕자

바로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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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야생동물들을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는 ‘실내체험형 동물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주로 복합 쇼핑몰 안에 자리하고 있는 실내동물원은 도심에서 쉽게 동물을 만날 수 있다는 높은 접근성 덕분에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게 특히 인기다. 하지만 햇빛을 대신한 LED 조명, 흙이 아닌 콘크리트나 고무바닥, 낮은 천장과 협소한 공간에 있는 야생동물들을 보고 있자면, 마음 한구석이 몹시 불편해진다. 어떤 실내동물원에서는 손만 뻗어도 닿을 수 있는 낮은 울타리 안에 사막여우를 전시하기도 한다. 예민하기로 소문난 녀석에게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은 정녕 사치일까? 또 야행성인 사막여우의 낮잠을 방해하는 관람객의 무례한 태도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기도 한다. 이렇게 스트레스에 노출된 실내동물원의 야생동물들이 정형 행동이라 불리는 이상 증상을 보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무엇보다 동물의 생태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조성된 사육장의 크기와 환경이 큰 탓이다. 실내동물원, 정말 이대로 운영해도 괜찮은 걸까? 지난해 국회에서는 이런 동물원의 사육환경과 운영을 규제할 수 있는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해결되기는커녕,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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