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umbo
since 1941년 10월 23일~
“걸리적거리던 네 귀 덕분에 너는 위로, 끝없이 날게 될 거야!”
“The very thing that hold you down are going to lift you up.”
제목 Title
덤보
작가 Author
헬렌 애버슨, 해롤드 펄
이름 Name
엄마에게는 ‘점보 주니어’로, 큰 귀 덕분에 남들에게는 덤보(Dumbo: 멍청이, 바보)라 불림
생년월일 Date of Birth
1941년 10월 23일
출생지 Place of Birth
황새가 서커스단 열차의 점보 부인에게로 물어다 줌
거주지 Address
서커스단 열차 안
관계 Relationship
허풍쟁이 같지만, 안목은 뛰어난 생쥐 '티모시'가 베스트 프렌드
직업 Occupation
서커스 단원
특이사항 Special Note
샛노란 모자에 턱받이가 트레이드 마크
공식사이트 Official site
없음
종 Species
아시아코끼리

코가 하도 길어서 손처럼 쓴다고 온 동네 꼬마들에게 소문이 난 아시아코끼리. 나비가 날개짓하는 것처럼 팔랑거리는 귀가 바로 코끼리의 매력 포인트인데, 아시아코끼리는 덩치에 비해 귀가 다소 작고 사각형 모양이다. 아프리카코끼리에 비해 몸집이 작지만, 그래도 평균 수컷 몸무게 4~5.4t인 육상 포유류 중 두 번째로 크다. 이 육중한 무게를 4개의 다리가 버틸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발바닥에 웨지힐처럼 생긴 쿠션이 숨겨져 있기 때문. 채식주의자이지만, 밤에 식사한다. 한 덩치 하는 하는 이유가 야식을 즐기기 때문은 아닐까? 낮은 번식율이 높은 사망률을 따라지 잡지 못해 개체가 점점 줄어가고 있는 멸종 위기종(EN : Endangered)이다.
어느 날, 마른하늘에 날벼락, 아니, 코끼리가 떨어졌다면 믿을 수 있을까?
영국의 그라피티 아티스트이자 예술계의 이단아 뱅크시가 그 일을 이뤘다. 2013년, 뉴욕에 잠시 머물던 뱅크시는 짧은 비디오 클립 하나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영상 속에서는 이슬람 반군처럼 보이는 이들이 하늘을 향해 포탄을 쏘아 올리며 환호성을 지른다. 몇 초 후, 시커먼 연기와 함께 하늘에서 무언가가 쿵 하고 떨어지고 만다. 바로 하늘을 날던 아기 코끼리 덤보다. 옆에 있던 꼬마 아이가 포탄에 맞아 만신창이가 된 덤보를 보고는 화가 나, 반군의 정강이를 보기 좋게 걷어차 버린다. 뱅크시는 디즈니의 클래식 캐릭터 ‘덤보’를 등장시켜 반전쟁과 반테러리즘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했다.

이렇듯 어린아이들에게 하늘을 나는 코끼리 ‘덤보’는 무자비한 테러리스트라 할지라도 결코 침범할 수 없는 꿈과 희망의 상징이다. 월트 디즈니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에게 ‘덤보’는 희망 그 자체였다. 220만 달러 이상의 막대한 제작비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영화 <판타지아, 1940>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흥행과 비평에 모두 실패하면서 디즈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다. 디즈니는 4번째 장편영화인 <덤보, 1941>를 통해 재도약의 기회를 노렸고, ‘덤보’는 그 몫을 톡톡히 해냈다. 저렴한 제작비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흥행 수익을 얻으며 디즈니의 명성을 되찾게 했던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덤보’는 행복한 그림이었습니다.” _ 월트 디즈니

훗날, 영화 <덤보>가 디즈니랜드 TV 쇼에 방영되었을 때, 디즈니는 <덤보>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며, 자신의 마음 한편을 특별히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청중 앞에서 시인하기도 했다. 코끼리 캐릭터라 한다면 알록달록 코끼리 ‘엘머’도 있고, 코끼리 왕 ‘바바’도 있는데, 어째서 이 귀 큰 바보 코끼리 이야기가 이토록 많은 사람의 마음을 훔쳐 간 것일까?



덤보는 태생부터가 지각생이었다. 뒤처진 황새가 뒤늦게 배달해준 탓이 크긴 했지만, 엄마인 점보 부인을 애가 타도록 기다리게 했다. 게다가 생김새도 남달랐다. 몸에 비에 귀가 엄청나게 커서, 자기 귀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마니, 점보 주니어에게는 무척 미안한 일이긴 하지만 서커스단 동물들에 ‘바보’라 불리는 것도 그리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사실 세상에 생김새로 인해 모진 고초를 겪을 수밖에 없는 서글픈 운명을 가진 이들이 ‘덤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노트르담의 꼽추인 ‘콰지모토’, 오페라의 유령 ‘팬텀’, 빨간 머리 ‘앤 셜리’도 서글펐다. 이들 모두가 조금 독특하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아웃사이더’ 취급받는 동일한 슬픔을 겪었다. 또 이 세상 어딘가에는 여전히 남들과 다르게 생김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덤보’의 인생은 생쥐 ‘티모시’를 만나면서 반전드라마를 쓰게 된다. 덤보가 큰 귀 콤플렉스로부터 비롯된 불행으로, 그야말로 우울의 구렁텅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티모시는 ‘덤보’에게 세상 어디서도 듣지 못했던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넨다.
“덤보, 너는 참 귀가 예뻐!”


그뿐인가? 아무도 긍정적으로 봐준 적 없는, 귀찮게 걸리적거릴 뿐이었던 덤보의 귀를 보며 하늘을 날 수 있을 거라는 대단한 가능성을 발견해주기도 한다.
일본의 러시아어 동시통역사이자 작가이기도 한 요네하라 마리는 자신의 책 <교양 노트>에서 “일본인 중에서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쓰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작 자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보는지에 관해서는 무관심하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밝힌다. 일본인 못지않게 한국인도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데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남과 다르다는 사실이 비극적 소재가 되는 것이다. 마리는 타인의 평가를 신경 쓰는 것이 스스로의 가치 기준과 미의식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 <원더, 2017>의 주인공 어거스트도 생김새가 달라 고통받는 또 한 명의 소년이다. 어기는 선천적 안면기형으로, 여러 번의 성형수술을 통해 얼굴을 재건해냈다. 감출 수 없는 수술 흉터로 인해 어기 역시 따돌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어기의 학교 교장 선생님 투쉬만은 어기를 괴롭히던 반 친구의 학부모에게 ‘어기의 외모는 바꿀 수가 없어요. 그러니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죠.’라며 묵직한 한마디를 던진다.
세상에는 애석하게도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덤보는 티모시의 도움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을 자신의 일부로 온전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티모시의 시선을 믿었다. 그렇게 자신을 믿어 보았더니,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그저 바라보면 된다. ” _ 영화 <원더>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며 만유인력의 법칙을 깨닫고,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찾아낸 것만이 위대한 발견이 아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 한 번 거울을 들여다보자. 천천히 거울을 살펴보며 이제껏 자신이 알아보지 못했던 대단한 발견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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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 소녀 노암과 뒷다리를 잃은 개 벤벤. Noam With Down Syndrome And Ben-Ben Without Back Legs
사진작가 스베타 부트코 Sveta Butko는 이스라엘의 동물보호소 ‘렛 더 애니멀스 리브 Let the Animals Live’를 위한 달력 사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녀는 자동차 사고로 다리를 잃거나 학대를 받은 개, 시력장애를 가진 고양이 등 저마다의 독특한 사연을 가진 반려동물과 반려 주인의 다정한 모습을 렌즈에 담았다. 그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그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우리에게는 어떠한 평가 없이,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만큼 장애를 가진 동물에 대한 편견도 심하다. 다르다는 이유로 다르게 보지 말고, 한 번쯤은 있는 모습 그대로를 따뜻하게 바라보자.
작가 홈페이지 : https://www.sveta-butko.com/